“내 원체 아름답고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웃음, 농담, 그런 것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저 대사는 시리즈에서 여러 번 반복되며 김희성이라는 인물이 어떤 캐릭터인지 알려준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인 상황에서는 그 가치가 드러나지 않지만, 사실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 당장의 생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이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결국 이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들. 평소에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알지 못하지만, 사라지고 나면 그제야 찾아 헤매게 되는 것들.
나 역시 그러한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거 해서 뭐해?’라는 말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기꺼이 공들여서 하는 사람. 대학교에 진학하여 처음 기숙사에 들어간 나. 심심해서 노트북 켜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 심지어 마우스로! 그 시절의 나는 그냥 미친 사람이었다 ─ 같은 방을 쓰는 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