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의 매력은 우선 조용하고 쾌적하다는 것에 있다. 미술품은 대체로 낮은 조도와 서늘한 온도를 좋아하는 편이니 말이다. 최소한의 예의범절을 아는 관람객들이라면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며 조곤조곤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마주치는 작품에 순수하게 감탄하며 최대한 그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 들고자 한다.
모든 삶의 순간들이 아름답다지만, 미술관에서 보내는 시간에 비할 수 있을까. 미술관에서의 1분 1초는 삶의 찬란함을 한껏 모아 눌러놓은 것처럼 짙고 농염하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보아, 인간이 손으로 만들어놓은 장소들 중 천국에 가장 가까운 곳은 역시 미술관이 아닐까 감히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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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전
기억에 남는 미술관 경험 중 하나는 2007년에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된 ‘오르세 미술관 전’이다. 오르세 미술관은 루브르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수준 높은 미술관으로, 오르세 미술관 전은 바로 그